한국 첨단기술 5위 달성, 바이오 분야 세계 10위... 2035년 5대 바이오 강국 목표 실현 가능할까?

한국 첨단기술 5위 달성, 바이오 분야 세계 10위... 2035년 5대 바이오 강국 목표 실현 가능할까?

미국·중국 양강 구도 속에서 한국의 기술 경쟁력 현주소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 센터가 발표한 핵심 및 신흥 기술 지수에 따르면, 한국이 인공지능(AI), 바이오, 반도체, 우주, 양자 등 5개 주요 첨단기술 분야에서 종합 5위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 5위를 바탕으로 한 이번 성과는 GDP 세계 14위인 한국이 기술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바이오 분야는 10위에 그쳐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35년 세계 5대 바이오 강국 달성을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과연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어떤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반도체 강점 기반 종합 5위... AI 9위, 바이오 10위로 격차 존재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분석한 벨퍼 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25개국을 대상으로 한 첨단기술 평가에서 한국은 분야별로 상이한 성과를 보였다. 인공지능 분야에서는 미국, 중국, 유럽, 독일, 영국, 프랑스, 인도, 캐나다에 이어 9위를 차지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에 이어 5위로 평가받아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바이오 분야에서는 미국, 중국, 유럽, 일본, 영국, 독일, 인도, 호주, 캐나다 다음인 10위를 기록했다. 양자 기술 12위, 우주 기술 13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순위를 보였다.

보고서는 한국의 성과에 대해 "최첨단 ICT 인프라, 세계적 수준의 인터넷 속도, 정부의 디지털 전환 노력, 선도적인 기술기업, 그리고 기술에 정통한 국민들의 노력"이 뒷받침됐다고 분석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서 바이오가 핵심 격전지로 부상

벨퍼 센터는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이 바이오 분야에서 미국을 추월할 가장 즉각적인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중 간 바이오 기술 격차가 좁다는 점은 향후 개발 성과가 세계 힘의 균형을 빠르게 바꿀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은 안보, 유전공학, 백신 연구, 농업 기술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민간 부문의 혁신과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광범위한 대규모 공공 투자와 국가 지원 제조를 통해 의약품 생산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은 모든 부문에서 강력하지만 완전한 패권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며 "유럽, 일본, 한국과의 협력 파트너십을 통해 특히 양자, 반도체, 바이오 분야에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부, 2025년 바이오 R&D에 2조1200억 원 투입... 전년 대비 19.1% 증가

한국 정부는 바이오를 핵심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2035년까지 세계 5대 선진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2022년 첨단바이오가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AI·반도체, 양자기술과 함께 3대 미래 성장 동력으로 지정됐다.

이러한 우선순위를 반영해 2025년 첨단바이오 연구개발 투자액은 2조1200억 원(15억 달러)에 달해 2024년 대비 19.1% 증가했다. 정부는 제1차 기본계획(2024-2028)에 따라 2025년 12대 전략기술 전반에 걸쳐 6조8000억 원(약 49억 달러)의 R&D 예산을 배정했다.

과학, 보건,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 간 거버넌스 강화와 민관 협력 강화를 위해 2025년 1월 대통령 자문기구인 국가바이오위원회가 출범했다. 위원회는 관련 부처 장관, 주요 바이오기업 대표, 학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로 구성돼 신약 개발 가속화, 거대 펀드 조성, 생산 능력 확대, 전문 인력 양성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바이오 빅데이터 통합과 규제 완화가 성공의 열쇠

보고서는 한국이 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현재 바이오기술 환경의 단편화된 특성을 해소하고 R&D 생태계 강화를 위해 정부, 산업계, 병원, 연구기관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포괄적인 국가 바이오 데이터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둘째, 기존 규제 장벽을 검토 및 개선하고 공공 R&D를 확대해 신약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하는 동시에 바이오 기업의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현재 국내 규제를 국제 기준 및 주요 국가의 기준과 비교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셋째, 2021년부터 2022년까지 해당 분야의 대학원 수준 인적 자원이 7.9% 증가에 그친 점을 감안해 대학과 연구 센터의 관련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고 국내외적으로 학계와 산업계를 연결하는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구축해 인력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STEM 인력 부족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가 과제

전체 첨단기술 육성을 위한 과제로는 지속적인 정책과 공적 자금 지원 강화,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공 학생들의 의학 분야 진로 추구 경향 증가로 인한 인재 부족 문제 해결, 규제 개혁 추진, 우주 산업의 추가적인 상용화 등이 제시됐다.

특히 AI와 바이오에서 기업들이 세계화되고 국제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아직 대규모 공공 및 민간 자본을 바이오 강점으로 전환하지 못했지만, 이 분야에 대한 한국의 새로운 관심을 감안할 때 주목해야 할 국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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