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시한폭탄, 뇌졸중: 당신의 두통은 안녕하십니까?
급증하는 뇌졸중 환자, 증상 없는 위험성과 치명적 결과… 올바른 예방과 대처법은?
1. 의사도 두려워하는 병, 뇌졸중: 조용한 위협, 그 실체는?
최근 10년간 뇌졸중 환자는 약 10% 증가했으며, 특히 65세 이상 환자의 경우 발병 후 1년 내 사망률이 30%에 달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이는 고령 환자 3명 중 1명은 뇌졸중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충격적인 통계다.
뇌졸중이 더욱 무서운 이유는 발병 직전까지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암이나 심장 질환은 비교적 자각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지만,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뇌경색, 혈관이 부풀어 오르다 터지는 뇌동맥류 파열(뇌출혈) 등 대부분의 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마치 몸속에 시한폭탄을 안고 사는 것과 같아, 터지기 전까지는 그 존재조차 인지하기 어렵다. 이러한 '소리 없는 위협'이 뇌졸중을 더욱 두렵게 만드는 핵심 요인이다.
2. 이런 두통, 절대 놓치지 마세요: 뇌 건강의 적신호, 다양한 두통의 경고들
갑작스럽게 발생한 극심한 두통은 뇌 건강의 심각한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중년 여성이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파 대학병원을 찾았으나, CT 검사상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진통제만 처방받고 귀가한 사례가 있었다. 하지만 그날 밤, 여성은 극심한 두통과 함께 의식을 잃었고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뇌사 상태였다. 원인은 뇌동맥류 파열로 인한 지주막하 출혈이었다. 이는 뇌동맥류 파열이 얼마나 예측 불가능하고 치명적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주막하 출혈 발생 시 두통의 강도는 1단계(심한 두통)부터 5단계(뇌사 상태)까지 다양하며, 초기에는 구토감 등 소화 불량 증상과 유사하여 내과 진료를 받는 경우도 흔하다.
이처럼 마비나 의식 소실 없이 두통만 있는 경우, 환자가 병원을 늦게 찾아 골든타임을 놓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벼락 두통'은 뇌동맥류 파열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망치로 맞거나 머릿속에서 폭탄이 터지는 듯한, 생전 처음 경험하는 극심한 두통이 특징이다. 중요한 점은 두통이 시작된 정확한 시점과 상황을 특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 8시 반, 의자에서 일어서는데 갑자기 뒷목이 깨질 듯 아팠다" 와 같이 구체적인 시간 명시가 가능하다면 즉시 뇌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 새벽이나 밤에 유독 심해지는 두통은 뇌종양이나 뇌출혈로 인한 뇌 부종(뇌압 상승)을 의심해볼 수 있다. 누워있을 때 뇌로 혈류가 증가하면서 부종이 악화되어 통증이 심해지는 원리다.
잠을 자다가 두통 때문에 깨는 경우 역시 위험 신호일 수 있다. 또한, 앉거나 서면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고 누우면 거짓말처럼 사라지는 두통은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저뇌압성 두통일 가능성이 높다. 뇌와 척수를 보호하는 뇌척수액이 줄어들어 뇌가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거의 없다. 50세 이상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양상의 두통이 나타났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3. 편두통, 단순 두통 이상의 고통: 원인과 최신 치료법 조명
전 세계 인구의 약 10%, 특히 여성에게 더 흔하게 나타나는 편두통은 단순한 두통과는 구별되는 질환이다. 흔히 '한쪽 머리만 아픈 것'으로 오해하지만, 머리 전체가 아프거나 욱신거리는 박동성 통증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이는 혈관 확장과 관련이 깊어 심장이 뛰는 것처럼 맥박이 치는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편두통의 가장 큰 특징은 다양한 전조 증상(아우라)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눈앞이 흐릿하거나 번쩍이는 시각 증상, 이상한 냄새, 어지럼증, 이명 등이 두통 발생 전이나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편두통의 유력한 원인으로는 'CGRP(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타이드)'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지목된다. 이 물질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뇌 혈관을 확장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편두통 진단은 증상만으로는 뇌종양, 뇌동맥류 등 다른 심각한 뇌 질환과의 감별이 어렵기 때문에, 반드시 뇌 영상 검사를 통해 기질적인 원인이 없음을 확인한 후에 내려져야 한다.
편두통 치료는 일반적인 진통소염제로는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머리뼈에 구멍을 뚫거나 아편을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치료가 어려웠다. 약 20년 전, 편두통 유발 신경전달물질을 조절하는 '트립탄' 계열 약물이 개발되면서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
하지만 약물 의존성이나 반복적인 발작은 여전히 문제였다. 최근에는 편두통 유발 물질인 CGRP 자체를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법이 등장했다. 먹는 약 형태와 주사제가 있으며, 편두통 발작 횟수와 강도를 현저히 줄여 약물 복용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또한, 미용 목적으로 알려진 보톡스 주사를 머리와 목 주변 근육에 주입하여 신경 전달을 차단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편두통을 치료하는 방법 역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효과적인 치료법 중 하나다.
4. 뇌 건강 지키는 식습관과 생활 습관: 먹는 것과 피해야 할 것, 예방의 핵심
뇌졸중 예방에 있어 '무엇을 먹느냐'보다 '무엇을 피하고 조절하느냐'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건강한 식단은 분명 뇌혈관 건강의 기본이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등푸른 생선(고등어, 연어 등)은 혈액 점도를 낮추고 혈관 염증을 줄여 뇌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 붉은 육류 섭취를 줄이고 생선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견과류,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녹색 채소와 블루베리 같은 베리류 섭취도 권장된다.
탄수화물은 정제되지 않은 통곡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많은 환자들이 뇌에 좋은 영양제를 찾지만, 특정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는 매일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시중에 판매되는 뇌 영양제는 안전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었을 수 있으나, 그 효과가 의학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의사가 처방하는 약과는 다르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뇌졸중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관리해야 할 것은 단연 '고혈압'이다. 뇌졸중 환자의 약 70%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으며, 수축기 혈압을 10mmHg만 낮춰도 뇌졸중 위험을 40%나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혈관 벽이 평생 동안 높은 압력에 시달리는 것을 생각하면, 혈압 관리는 필수적이다.
특히 젊은 층에서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고혈압 약 복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생활 습관 개선(운동, 체중 감량, 저염식 등)과 함께 약물 치료를 병행하여 혈압을 안정적으로 조절하고, 추후 상태가 호전되면 약을 줄이거나 끊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따라서 약 복용 시작에 대한 과도한 거부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5. 정기 검진과 적극적 관리의 중요성: 뇌졸중 예방, 아는 만큼 피할 수 있다
뇌졸중 예방에서 식습관, 고혈압 관리만큼 중요한 것이 '금연'이다. 흡연은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관 벽에 염증을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복부 비만 관리 역시 뇌졸중 예방에 필수적이다. 하지만 앞서 강조했듯이, 뇌졸중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정기적인 뇌혈관 검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일부 환자들은 가족력 등을 이유로 매년 MRI나 MRA 검사를 받기도 하지만, 학회에서 권고하는 일반적인 검사 주기는 5년에서 10년 사이다. 물론 개인의 위험 요인에 따라 주기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두통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1년에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매우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모든 두통이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양상의 극심한 두통, 특정 상황(시간, 자세)에서 악화되는 두통, 전조 증상을 동반하는 두통 등은 반드시 그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뇌졸중이라는 무서운 질병은 예고 없이 찾아올 수 있지만, 위험 요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특히 두통)에 귀 기울이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소리 없는 시한폭탄'을 미리 발견하고 제거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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