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찰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진단서 발급 의사,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
진료기록 기반 영문 사망진단서 발급 사안, 법원 '부득이한 사유' 인정
당직 의사가 직접 진찰하지 않은 환자의 영문 사망진단서를 발급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학병원 의사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법원은 해당 의사가 부득이한 상황에서 진료기록을 종합해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해외 제출용 영문 사망진단서 발급 요청에 응한 당직 의사
대전지방법원 제2-2형사부(강주리 재판장)는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대전 소재 대학병원 의사 A씨(46)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동일하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법조계가 밝혔다.
A씨는 2019년 6월 29일 자신이 직접 진찰하거나 검안하지 않은 환자 B씨의 영문 사망진단서 1부를 작성해 B씨의 손녀에게 교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씨의 손녀는 해외 유학 중인 학교에 조부모의 사망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주말 당직 의사였던 A씨에게 영문 버전으로 발급을 요청했다.
A씨는 처음에 주치의가 휴진 중이라 발급이 불가능하다고 거부했으나, B씨의 손녀가 다음 주에 바로 출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하자 결국 B씨의 기존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사망진단서를 작성해 주었다.
의료법상 '부득이한 사유' 해석에 대한 법원의 판단
구 의료법 제17조에 따르면 환자를 직접 진찰한 의사가 아닐 경우 진단서나 검안서 등을 작성해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교부할 수 없다. 다만 직접 진찰한 의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진단서 등을 발급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같은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다른 의사가 작성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에서 쟁점은 주치의가 휴무로 출근하지 않은 상황이 의료법에서 규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검찰은 이러한 상황이 법률상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진료기록 기반 사망진단서의 정확성과 신뢰성 인정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문의로서 부득이하게 영문판 사망진단서를 작성·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사인을 허위로 적을 사정도 보이지 않고 진단서의 정확성과 신뢰성도 담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망인의 의료기록 전부를 종합해 사인을 기재했다"며 "진단서의 정확성, 신뢰성이 담보됐다고 판단된다"고 밝히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의료현장 현실과 법적 해석의 균형점 모색
이번 판결은 의료법의 엄격한 적용과 의료현장의 현실적 상황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사례로 볼 수 있다. 형법 제233조에 따르면 의사가 허위 진단서를 작성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7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A씨는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진료기록을 토대로 사실에 근거한 사망진단서를 작성했다는 점에서 재판부는 의료법 예외 조항을 폭넓게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 내 진단서 발급 절차와 법적 책임의 명확화 필요성
이번 판결은 의료기관에서 진단서 발급 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부득이한 사유'의 범위에 대한 해석을 통해, 환자나 보호자의 긴급한 필요와 의료진의 업무 환경을 고려한 유연한 법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의료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의료기관 내 진단서 발급 절차와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보다 명확히 하고, 의료인들이 법적 리스크 없이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초음파로 치매 치료의 새 지평 여나? | 더뉴스메디칼
초음파로 치매 치료, 뇌질환 치료용 초음파로 치매 환자에 희망 전해. 신경초음파학회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초음파 기술이 단순한 진단을 넘어 치매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
thenewsmedical.co.kr
저속노화, 느리게 늙는 법을 찾다…몸과 마음을 지키는 새 삶의 방식
저속노화, 느리게 늙는 법을 찾다…몸과 마음을 지키는 새 삶의 방식 | 더뉴스메디칼
저속노화, 느리게 늙는 법을 찾다…몸과 마음을 지키는 새 삶의 방식. ‘나이 드는 속도’를 늦추는 사람들. 최근 들어 '노화를 늦추는 삶'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상에서 의식적으로 저속
thenewsmedical.co.kr
'더뉴스메디칼뉴스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 마트서 환자복 입은 남성 난동…60대 여성 사망, 시민들 충격 (2) | 2025.04.23 |
---|---|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쑤시고 저리는데, 디스크일까? (3) | 2025.04.22 |
교황 프란치스코 선종…‘청빈의 사도’, 평화의 유산 남기고 떠나다 (3) | 2025.04.22 |
폐경, 여성 건강의 중대 기로... 호르몬 관리, 해법인가 도전인가? (1) | 2025.04.21 |
"의료 붕괴의 현실, 더는 침묵할 수 없다"…전국 의사들 서울 도심서 대규모 집결 (0) | 2025.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