눔의 위고비 소용량 판매, 합법일까? 노보 노디스크와 법적 공방 예고

눔의 위고비 소용량 판매, 합법일까? 노보 노디스크와 법적 공방 예고

한국계 스타트업 눔이 비만치료제 위고비의 절반 용량을 14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제조사 노보 노디스크와 치열한 법적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계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이 비만치료제 위고비(Wegovy)의 소용량 버전을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인 14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원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는 불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양측 간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눔은 FDA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노보 노디스크는 연방 조제법 회피라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과연 환자들은 안전하게 저렴한 비만치료제를 이용할 수 있을까?

한국계 헬스케어 스타트업 눔(Noom)이 노보 노디스크의 대표적인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인 149달러에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제약업계에 파장이 일고 있다.

눔의 위고비 소용량 판매 전략, FDA 규정 준수 주장

눔은 지난 5월 21일부터 노보 노디스크의 복합 세마글루타이드를 개인 환자 맞춤형으로 소량 판매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눔이 판매하는 제품은 위고비의 일반적인 스타터 용량인 0.25mg의 절반부터 시작하여 20주에 걸쳐 FDA가 승인한 최대 용량인 2.4mg까지 점차 증량하는 방식이다. 눔은 해당 약물이 FDA 공급 부족 목록에서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FDA 규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위고비나 젭바운드 2.5mg 바이알 가격이 349달러인 반면, 눔은 같은 용량을 149달러에 판매하고 있어 약 57% 저렴하다. 눔은 향후 릴리의 젭바운드에 대해서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 비만학회 연구결과가 뒷받침하는 소용량 효과

눔의 소용량 판매 전략에는 과학적 근거가 있다. 지난 5월 13일 스페인 말라가에서 개최된 유럽 비만학회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약 2,7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눔의 마케팅 전략에 중요한 과학적 뒷받침이 되고 있다. 환자들이 굳이 고용량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부작용은 줄이고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강력 반발, "불법 조제법 회피" 주장

이에 대해 노보 노디스크는 즉각 반발했다. 노보 노디스크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FDA가 경고한 바와 같이 조제 업체는 복용량과 성분에 대한 조작되고, 불필요하며, 구실이 없는 모조품 세마글루타이드 약물을 판매함으로써 연방 조제법을 회피할 수 없다"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에서 극히 드문 예외를 제외하고는 불법이라고 단언하며, 자사는 힘즈앤허스 헬스, 로(Ro) 등의 온라인 플랫폼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환자에게 위고비를 직접 공급하겠다는 대응책을 내놓았다.

세마글루타이드 용량의 절반만 사용해도 체중 감량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FDA 컴파운딩 규정의 복잡한 법적 지위

이번 논란의 핵심은 FDA의 컴파운딩(compounding) 규정에 있다. FDA는 특정 약물의 공급이 부족할 때 오리지널을 대체할 수 있도록 컴파운딩을 허용하지만, 컴파운딩 제품에 대한 안전성 검증은 실시하지 않는다.

컴파운딩은 개별 환자가 필요로 하는 약품을 만들기 위해 성분을 혼합하는 작업으로, 미국에서는 특정 자격을 갖춘 조제약국에만 허용된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관련 완제품을 대체하기 위한 컴파운딩이 가능하다.

지난 2024년 1월 일라이 릴리는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운자로와 젭바운드를 미용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발표하며, 미국 내 조제약국에서 해당 약물을 컴파운딩하여 판매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고한 바 있다.

공급 부족 해제로 인한 시장 변화

시장 상황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같은 해 FDA는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목록에 등재했고, 미국 힘즈앤허스 헬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여 약물을 판매했다.

하지만 2025년 2월 21일 FDA는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타이드를 공급 부족 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며 컴파운딩 약물 판매 중단을 알렸다. 60~90일간의 판매 중단 유예 기간은 2025년 5월 22일부로 종료되었다.

이러한 상황 변화 속에서 눔이 과연 합법적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을지에 대한 법적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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